얼그레이 밀크티 런던 포그 만들기 (with 트와이닝스 레이디그레이)

가향 홍차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블렌드는 얼 그레이일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얼 그레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표현이 얼 그레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좀 죄송하지만.. 베르가못 향이 화장품 같은 향에도 많이 쓰이다 보니 얼 그레이 홍차를 마시면 화장품 토너를 목구멍으로 들이붓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트와이닝스의 레이디 그레이는 나에게 그런 얼 그레이의 편견을 깨준 고마운 홍차이다.

 

 

 

 

 

레이디 그레이는 얼그레이 홍차에 시트러스 향을 가향한 차이다. 레이디 그레이 홍차의 유래는 얼그레이 차의 풍미가 너무 강해서 좋아하지 않았다는 얼 그레이(영국 정치인이자 영국 총리 지냄)의 아내인 메리 엘리자베스 그레이에게서 따왔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이 트와이닝스의 레이디 그레이 홍차는 영국(1996년)보다 노르웨이(1994년)에서 먼저 출시했다고 한다. 노르웨이에서 얼그레이 차가 인기가 별로 없어서 노르웨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레몬 필, 오렌지 필과 같은 시트러스 향을 더해서 만든 차가 레이디 그레이라고 한다. 노르웨이에서 인기가 좋아서 본고장에 새로 출시한 사례이다. 수레국화(conflower)를 블렌딩 한 것도 있다고 한다.

 

*** 런던포그 레시피
(트와이닝스社 공식 홈페이지)
(출처 :  https://www.twinings.co.uk/blog/2017/october/london-fog)

1. 얼그레이 차를 100ml 물로 3분 우린다.
2. 티백을 제거한다.
3. 라떼 잔에 1/3을 얼그레이 차로 채운다.
4. 15-20ml의 모닌 바닐라 시럽을 추가한다.
5. 스팀밀크를 부어 먹는다.

 

 

 

 

 

팔팔 끓인 물에 트와이닝스의 레이디 그레이 티를 빠짝 우리자.

 

 

 

 

 

모닌 바닐라 시럽 세 수저는 쫌 너무 많은 것 같아서 나는 두 번만 펌핑했는데 이미 세 수저쯤 들어간 것 같다... 혀가 녹아내릴 정도로 달달한 진정한 영국식이 되는 게 아닌지 매우 걱정되는 순간이었다.

 

 

 

 

 

 

밀크티와 라떼를 즐겨마시고 있어서 드롱기 구름치노 머신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부터 살짝 추운 봄까지 열심히 본전을 뽑고 있다. 드롱기 구름치노 머신은 정말 강력히 추천하는 물건이다!! (나 드롱기에게 한 푼 받지 않고 드롱기 광고 잘하는 듯.)

 

 

 

 

 

 

동네 빵집에서 사 온 올리브와 선드라이 토마토가 들어간 빵과 고트 치즈와 같이 곁들여보았다. (산산히 부셔져서 예쁘게 담기지 않는 고트 치즈..)

트와이닝스의 레이디 그레이로 만든 런던 포그는 아주 섬세하고 우아한 맛이다. 시트러스 향과 바닐라향의 조합이 코끝을 즐겁게 한다. 트와이닝스 홈페이지에도 정확히 genius라는 단어를 썼는데 정말 이 레시피를 생각한 사람은 천재가 맞다. 그리고 우려했던 바와 달리 그렇게 많이 달지 않다.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오렌지 비앙코 커피 같은 느낌도 든다. 만약에 카페를 차리면 메뉴로 꼭 넣고 싶다.

 

 

트와이닝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레시피를 만든 건 캐나다에 사는 누구신지 모를 분이라고 한다. 그분도 아마 영국이 그리워서 런던 포그를 만든 게 아니었을까 싶다. 예전에 회사에서 영국으로 어학연수 다녀온 옆자리의 대리님이 얼그레이 밀크티가 맛있다고 했을 때 이해가 안 가는 표정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내가 잘못했다. 런던 포그를 한잔 마시니 영국에 와있는 느낌이 10초 들었지만 코로나라서 비행기도 못 타는 현실에 슬퍼진다..

 

naaaong.tistory.com/33

얼그레이 홍차의 9가지 효능과 부작용

얼그레이 차의 효능과 부작용이 궁금하다면 지난번 포스팅을 참고하자. (얼그레이 차의 부작용은 하루에 차 4리터를 마시면 그럴 수 있다고 한다. 물 2리터 마시기도 힘든데 4리터라니...)

결론 : 재료가 집에 다 있다면 꼭 만들어 드셔 보시길. 별 다섯 개 강력 추천!!